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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3.05 BTS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정복 뉴스를 축하하며.

BTS의 Billboard 200 차트의 1위 사진.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수선한 시국에, 모처럼 좋은 뉴스를 접했습니다. 조금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BTS (방탄소년단) 가 이번 2월 21일에 발매한 새 앨범 '맵 오브 더 소울 : 7 (Map of the Soul : 7)' 으로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달성하였더군요. 닐슨 뮤직 데이터 집계에 의하면 2월 27일까지 총 42만 2천장 상당의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저는 BTS의 팬은 아니지만, 한국 대중문화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사건임과 동시에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 세계적인 BTS 열풍, 그리고 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 : 아미) 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문화현상 등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면 한국 대중문화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그 의미와 문화적, 사회적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해야 하는 어려움이 없지 않습니다만 저는 두 가지 관점에서 BTS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메인스트림에서 부상하는 래퍼 Lil Nas X와의 공연

 

-스토리 텔링의 힘

BTS는 여타 K-POP 아이돌과는 사뭇 다른 음악적 노선을 취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탄탄한 팬덤을 형성하였습니다. BTS 음악의 특징은 바로 팀원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내적 성장에 대한 서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BTS는 맴버 전원이 직접 곡을 써서 자신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음반을 완성하고 이를 무대의 퍼포먼스로 시각적 전달을 하게 됩니다. 즉, 이는 방대한 세계관의 완성을 오감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미학을 전공한 대표 프로듀서 방시혁 PD의 철학이 돋보이는 부분으로서, 이는 시장성을 우선시하고 콘셉트에 맞춰 춤과 노래를 하는 다른 K-POP 아이돌과는 다른 방식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TS의 음악적 특징은 데뷔 초부터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10대의 나이로 데뷔를 하면서부터 그들은 스스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풋풋한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오롯이 담겨있는 한 편의 성장일기를 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할까요? 자신들이 처한 현실의 주체적 자아로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서사의 구조가 BTS 음악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주체적 자아와 성장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BTS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큰 틀의 연작물로서 스토리텔링 방식의 서사구조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뷔 초의 '학교 시리즈' 에서 부터 '화양연화 시리즈'까지의 앨범 흐름을 살펴보게 되면 같은 또래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BTS의 음악적 기반은 힙합 (HIP-HOP) 입니다. 최신 유행하는 음악의 장르적 선택에서부터 서사적 연출을 하는 능력까지 아우르게 되며 BTS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

BTS가 기록한 판매량 42만 2천장 상당의 집계 수치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빌보드 차트의 오랜 역사와 더불어 음반 시장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LP에서 테이프와 CD, 그리고 이제는 스트리밍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음악 콘텐츠의 소비 패러다임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이죠. 이는 소비 방식의 변화뿐만이 아니라 음악을 소비하는 연령층의 변화까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자연스레 빌보드 차트에서도 기존의 앨범 판매 집계만으로는 해당 앨범의 시장적 가치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추가된 새로운 기준들이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음반매장 판매 집계량.

2.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 (Streaming equivalent albums : SEA)

3.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 (Track equivalent albums : TEA)

 

흥미로운 사실은, BTS가 아직 단독 싱글로 빌보드 차트 1위를 달성한 적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직까지 한국어로 노래한 K-POP 중에 제일 유명한 곡이 PSY의 강남 스타일로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이는 단순히 음악을 소비하는 매체의 변화에 의한 차이일까요? 아니면 음악을 소비하는 주요 소비층이 음악을 소비하는 패턴의 변화에서 오는 결과일까요?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BTS는 끊임없이 진화할 것입니다.

이제는 완벽히 BTS만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며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게 된 그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성장일기에 열광하는 팬들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들의 음악적 포맷은 보이밴드, 즉 아이돌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돌은 90년대 초까지 일본에서 유행하던 포맷을 한국 대중문화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된 포맷입니다.  시장 논리에 의해 철저하게 기획된 보이밴드의 형태이죠. 패스트 팔로워의 포지션으로 뛰어오던 과거와는 달리 K-POP 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게 되었다는 것이 저로서는 몹시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디 제2,3의 BTS가 등장하여 한국 대중문화사에 새로운 가능성과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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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운의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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