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시인 - 다리 저는 사람
홀로서기 프로젝트/좋아하는 글
2020. 7. 25. 00:10
꼿꼿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춤추는 사람처럼 보였다
한걸음 옮길 때마다
그는 앉았다 일어서듯 다리를 구부렸고
그때마다 윗몸은 반쯤 쓰러졌다 일어났다
그 요란하고 기이한 걸음을
지하철 역사가 적막해지도록 조용하게 걸었다
어깨에 매달린 가방도
함께 소리 죽여 힘차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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