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시인 - 다리 저는 사람 | 행복하게 홀로서기.

꼿꼿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춤추는 사람처럼 보였다

 

한걸음 옮길 때마다

 

그는 앉았다 일어서듯 다리를 구부렸고

 

그때마다 윗몸은 반쯤 쓰러졌다 일어났다

 

그 요란하고 기이한 걸음을

 

지하철 역사가 적막해지도록 조용하게 걸었다

 

어깨에 매달린 가방도

 

함께 소리 죽여 힘차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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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운의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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