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행복하게 홀로서기.

일본 소설은 책이 아무리 두꺼워도 글이 참 쉽게 읽히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정 작품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여태껏 접한 일본 소설들은 대다수가 가벼운 문체를 사용하여 내용 전개가 빠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번에 읽은 '나미야 잡화점' 역시 일본 소설 특유의 빠른 전개와 흡입력 있는 문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줄거리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출간된지도 몇 년이나 된 작품이고 대중적으로 널리 읽힌 작품인 만큼 내용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두꺼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잘 읽은 책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을 읽고나니 고민을 이야기한다는 것에 대한 인간의 심리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항상 잡생각이 많아서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정말 안 좋은 습관인 것을 알고는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 습관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처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군가에게 고민을 이야기 할 때,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은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나의 고민을 상대방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쉽게 정답을 내리질 못하겠습니다. 저는 나미야 잡화점을 그런 관점에서 읽어나갔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이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매 순간마다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정답을 찾길 원합니다.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을 털어놓는 극 중의 인물들 역시 대다수 그런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고민은 없었습니다. 물론 현실세계의 저 스스로도 어느 누가 선뜻 해결해주지 못할 고민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고민쯤은 하나씩 가지고 계시겠죠? 쉽게 털어놓기 힘들어서 쌓아두기만 하는 말 못 할 고민들.

 

나미야 잡화점을 읽고 나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들어준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아픔과 고민을 이야기하고자 할때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공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은 일본 내에서도 상당히 화제가 된 작품으로, 동명의 타이틀로 개봉한 영화 '나미야 잡화점' 역시 많은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원작의 감흥을 깨트리는 아쉬운 장면 (?)이 몇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썩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하더군요. 생각나면 한번 볼까 봐요.

 

이제 현대사회는 갈수록 언 커넥티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서로 마주하고 유대하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동물일 텐데.. 시대의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나미야 잡화점같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그런 공간들이 그리워집니다. 예를 들면.. 어릴 적 초등학교 앞에 있는 문방구와 같은 그런 곳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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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운의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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